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문피아 유료 연재 완결작.


일단 제목에서 진입 장벽이 느껴지긴 했다.

의료물은 썩 좋아하지 않는지라.....거기다가 한무...아니 한의사라고?(사실 작가의 본업이 한의사다.)

하지만 의료물이라기 보단 그냥 치료직업 전투(전략)물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해야겠다.


산호초 작가는 몇질의 완결작을 낸 작가답게 글이 나름 괜찮았다.

간결체, 필요없는 서술은 굳이 길게 하지 않고 짧막하게 치고 넘어가는 판단. 뭐 이런건 요즘 유행에 잘 맞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 전투는 그냥 이겼다고만 하고 넘어간다든지 하는 것이 좋았다.


세계관 구상과 설정은 상당히 공들였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현실에서 이계로 전이 왕복하면서, 반신들의 유니트가 되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큰 줄기이다.

뭐 나중에는 진급을 거듭해서 반신, 그리고 그 이상까지 나아가게 된다.

진급에 따라 수행하는 역할이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세계관, 그리고 파워 인플레가 혼합되면 필연적으로 설정구멍이 나타나기 쉬운데, 일일연재하는 소설의 특성상 그러한 구멍이 여실히 드러나고 만다.

그러다보니 편의주의적으로 주인공 능력짱짱 만능 굿~ 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감이 없잖아 있다. 뭐 그렇다고 고난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찌보면 독창성, 창의성과 편의주의는 얇은 경계를 두고 줄타기를 하는 이웃인지도 모르겠다.

독창적인 사태 A에 대한 해결책이 독창적인 해법 B라면, 둘의 상관관계는 작가의 자의에 의해 개발되는 면이 크니까 말이다.


주인공의 능력인 오색순환체가 만병통치약처럼 다 통해버리는 것이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함을 주는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새롭게 전개하려는 노력이 보여서 하차는 하지않았다. 전작 중 하나인 인류 리셋은 후반부에 하차하고 말았는데, 작가의 발전과 노력을 알 수 있었다.


능력 뿐만이 아니라 신과 15마법사, 대적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들의 설정 역시도 좀 허술한 면이 많았다. 너무 많은 내용을 창조하다보니 작가의 컨트롤이 많이 흐트러졌다고 할까.


하지만 이런 구멍과 단점들도, 나름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짜내려가다 보니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그러운 마음이 된다. 그냥 복사해서 찍어내는 작품보다는 낫지 않겠나.



또 작은 단점으로는 연애요소가 아예 없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다. 여자가 꼬이는 느낌조차 아주 미미하게 감돌뿐이다. 작가가 연애 파트 쓰는데 자신이 없는 건지 궁금할 정도로 주인공이 여자를 멀리한다. (메인 히로인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억지로 갖다붙임.)

덧붙여 현실 세계에서의 갑질은 나름 충분하게 넣은 것 같은데, 이 부분의 호불호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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