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분기 1쿨 애니메이션-
시간여행물이라기에 기대를 하면서 봤는데, 좀 아쉬웠다.
본 작품이 핵심 구조로 삼았던 시간여행을 통한 트릭과 그에 따른 감동 도출 구조 자체는 괜찮았다.
페이크 히로인 설정도 재미있었고 말이다.
이런 뼈대는 좋았다. 하지만, 그 뼈대를 둘러싼 서사 진행방식이 매우 허술한 감이 많다.
이 처자와 관계된 에피소드는-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고 뜬금도 없고 캐릭도 안 예쁘고 총체적 난국
설명충, 설정충스러운 우겨넣기식 진행, 뜬금포 뒷받침 설명 등이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등장인물들은 단락적 사고라고 해야할지, 작가의 의도에 따른 생각을 한다고 해야할지 싶은 이상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만 예를 들어보면 어떤 오버 테크놀러지 기계가 작중에 하나 나오는 일이 있다.
해설역의 인물이 이 기계의 근원에 대해 추측한 결과라며 말해주기를,
A. 초고대문명의 유산
B. 미래인이 과거에 와서 만든 물건
이 둘중에 하나일 것인데 A는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된 바 없으니 B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주인공도 찰떡같이 믿는다.
아니, A가 아니라는게 그게 입증이 가능해?
그리고 2개중 하나니까 B라고 하는 것도 웃기다.
내가 지금 잠깐 생각만 해봐도,
C. 외계인이 와서 두고 갔다.
D. 세계에는 사실 초능력자가 있는데 그 초능력자가 만들어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가설은 나열이 가능하다. 그런데 스토리 진행상 그냥 충분한 근거 없이 B라고 단정짓도록 몰고 가는 것이다.
좀 길게 말했지만, 이런 식의 인물의 '강요된 사고 방향'이 작중에 여러번 계속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스토리 전개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어색했던 것이다.
행동 방침 결정도 충동적인 편.
시간여행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작가가 그걸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해 버무려보려고 애썼지만
맛있는 음식으로 완성되지는 않은 느낌이라고 하겠다.
그래도 이 작품의 장점을 말해보자면
작품의 여름 배경 묘사가 상당히 뛰어나서 계절감이 살아있다는 점,
그리고 시간여행 아이디어 자체는 참신하게 잘 짰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묘사가 마음에 들었다.
개인 평점 3.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