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판타지인데도 항상 순위권 상위에 있는 것이 궁금하여 읽어보았다.
흠흠......필력은 괜찮은 것 같긴 했다.
중간 중간 미시 역사적인 지식도 잘 살렸고,
등장인물의 매력도 살리려고 노력한 것이 느껴졌다.
로맨스 판타지다 보니 결국에 주된 내용은 연애일 수 밖에 없었고, 그 위주로 짜여진 것은 예상한 바이긴 했는데......
일단 전형적인 로판 이상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로판을 즐기는 여성독자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듯.
근데 굳이 노블 끊어서 까지 읽을 정돈가? 싶기도 하고.....
여성 독자가 이것만 보자고 이용권 결제하는 것은 좀 아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연재에도 동시연재중인데, 대략 10화쯤 선행하는 것 외에는 차이도 없는 듯 하더라.
19딱지 붙여는 놨으나 그런 내용 나오는 거도 아님.
그런데 내가 중도 하차하게 된 단점이 좀 크게 느껴져서 적어본다.
여주인공은 현대에서 전송되어간 판타지 세계에서 누명을 쓰고 죽음으로 끝을 맞이한 뒤, 약간의 세월을 되감아서 환생한 상태다.
이로 인해 원래 좋아하던 서브(?)남주 황태자에 대해서 확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삶에 대해서도 한꺼풀 벗은 태도를 보인다고 되어있다. 황후 후보이지만 황후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제 삶을 찾기로 다짐한다.
초반의 모습을 보면 어느정도 달관한 듯한 삶의 모습을 보이며, 그것이 매력적인 듯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메인 남주와의 본격 로맨스에 접어드는 단계에 들어가서는 여주의 주된 매력점이 너무 다르게 그려진다.
여주가 '으응? 난 아무 거도 몰라요. 순진순진' 이러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해서 묘사되는 것 같고, 그런 점에 남주가 매우 끌리는 것처럼 보였다.
즉 초반의 세일즈 포인트와는 달리, '너무나 전형적인 로맨스 판타지 여주인공'으로 변모해버린 느낌이었다. 남주에게 보호받아야할 왕순진녀가 되어버림.....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면 특히 극혐이었던 말투가 있었는데,
어떤 화에서 약간 적대적인 귀족이, 귀족적인 언사로 여주를 비판?모욕? 한 편이 있었다. 이때 여주인공이 '와, 어떻게 그렇게 세련된 말로 욕을 하실 수가 있죠? 전 그렇게 귀족적인 표현 잘 못하겠는뎅.....대단해여' 이렇게 감탄하고, 말을 했던 귀족은 당황하고, 남주는 '너가 최고임!' 이러면서 여주의 순진무구한 매력이 강조되는 화였다. 그런데 저기 여주인공의 대사는 비꼬는 것이 아니었다. 정말 순진한 감탄의 의미로 저렇게 말을 하고, 그것이 남주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느낌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 거였다고 생각한다. 초반의 여주인공의 성격이었다면 살짝 비꼬거나, 또는 하다못해 '이런 게 귀족이지 뭐. 욕하려면 하세요~' 식의 태도가 나오는 것이 타당해보였고, 저런 식의 백치같은 순진한 응답이 나오는 것은 에러였다고 생각한다.
'모욕을 받은 사실'에 대한 여주 자신의 반응과 평가, 심리가 의도적으로 무시, 또는 무의식적인 간과가 있다는 것이 우습지 않은가?
예를 들어 '그냥 대놓고 욕을 하시지, 피곤하게 사시네요.' 이런 식의 대답이 적절하지 않았을까?
저 편에서 여주인공의 바보 유사한 행동이 특히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 그때까지 느꼈던 '순진'에 대한 짜증이 확 모여서 폭발했음.
아.......다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여주인공은 완전 개 착한 것으로 묘사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 쩝...
각설하고 종합하자면, 평범한 사각관계 로맨스 판타지였다. 스타팅 포인트의 참신함이 신선했으나, 평이한 후속 전개가 아쉬웠던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