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겁 작가의 차기작.
인두겁에 대비되게 밝은 작품을 쓰려했다고 하는 말대로, 밝은 청춘의 이야기이다.
일단 초기 시작은 버스기사로 살던 40대 아저씨가 사고로 죽게되어 환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환생은 했지만 딱히 큰 목표는 주어지지 않고, 원래의 아내와 딸과 다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것과 예전보다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목표 정도가 설정된다. 전생의 기억이 대충의 큰 흐름뺴고는 흐려지기 때문에, 환생의 의미는 다소 퇴색된다. 노력안하고 전생의 기억으로 주식같은 거 하면 벌받는다는 설정도 작위적으로 추가된다.
작품의 메인 소재는 '연기'다.
주인공이 '전과는 좀 다른 삶을 살아봐야지~'하면서 전생과는 달리 연극부에 들게 되면서, 조금씩 연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이때 주인공의 내면갈등이 크게 등장하는데, 전생에서 빈곤한 경제 사정으로 가족을 힘들게 했던 기억 때문에 연극 같은 비전없는걸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주변에서 떠미는데 연극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대립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연기에 그렇게 흥미를 가지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좀 해보라고 밀어붙여지는 측면이 강하다. 어쩔 수 없이 조금씩 하다보니 겨우 흥미를 쬐금 가지게 된다. 나중에는 미래의 아내가 똑같이 연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동기를 갖게 되긴 한다. 모두 '외부'에서 주어지는 동기들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소설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재능이 매우 특출한 것도 아니고 별로 열정도 없는 주인공에 대해 주변에서 개연성이 부족할 정도로 기대하고, 지원해준다는 점이다. 의지도 없고 먹고 살 걱정만 하는 얘를 뭐가 좋다고 저래 특별 대우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나름의 근거 보충에 애쓰는 모습은 보였지만, 작위적인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전작부터 느꼈지만 작가가 '자신이 원하는 흐름'이 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종종 체감되는 것이 아쉬웠다.
주인공의 매력부족도 상당했다. 회귀했기 때문에 전생의 빈곤을 피하기 위해 먹고사니즘에 집착하는 것은 개연성에서는 문제는 없지만, 그런 모습이 매력적인가는 별개의 맥락이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보고싶지 않다.....라고 느낄 정도로 메인 스트림을 괜히 망치는 캐릭터성인 것 같다. 200화 언저리쯤 가서 극복하는 흐름이 흘러오지만, 저기까지 너무 오랫동안 고민하고 짜증나게 하는 측면이 있다.
필력은 중상급이라 읽기는 좋다만...... 전작의 소재빨에서 벗어나니 조금 더 아쉬운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