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와 빠가 격렬한 논쟁을 벌이며 문피아 게시판을 달구었던 작품.
그래서 나도 한번 시도해보았다.
일단, 까가 생기는 이유는 엄청나게 명확하게 느껴졌다.
진~~~짜 문장과 표현이 너무나 안습하다. 전국민에게 글 써보라고 해도 그중 하위 5퍼센트 수준일듯.(물론 이런식의 한문 표현이나 단어를 사용할 사람은 드물 것이고, 일반 문장 수준을 뜻하는 것.) 비판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번역투, 한글파괴라고 할 수 있었다. 빠들은 '익숙해지면 나름의 맛이 있다. 작가 고유의 표현이다.'라고 옹호를 하긴 하는데, 그렇게 말할건 아닌 것 같다. '고유의 표현'이란 것도 결국 공감할 요소와 어학적 미학이 느껴져야 장점으로 다가오는 것일 텐데,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앞으로 그렇게 다가올 문장들은 아닌 듯 했다.
까들 중에서는 중국인이 번역기 돌려가며 쓴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두번째로 많이 지적당하는 중뽕 사상의 경우엔, 뭐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다. 한국을 비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중국 좋아하는 건데 뭐 어떤가 싶었다. 무공쓰는 소설이기도 하니 뭐.
세번째, 글에 번잡한 내용이 너무 많다. 소설이란 인간의 삶에서 재밌을 만한 부분을 포착해서 잘라내어 보여주어야 하는 것일 텐데, 그냥 작가가 쓰고 싶은 것을 다 써서 늘어놓은 느낌을 받았다.
초반의 공사장 노가다 묘사도 그렇고(주인공의 고단한 삶 묘사 의도라 해도, 2~3화면 충분했다고 생각) 초식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도 그렇다. 물론 초식 설명하는 것은 무협 소설이라면 흔히 있는 일이지만, 앞으로도 뒤로도 한번도 이야기상 필요하지 않을 초식의 유래 따위는 독자가 대체 왜 알아야 할까?(혹시 뒤에 활용될 복선이라면 미안한 비판이겠다. 그런데 뒤에 가면 기억 하나도 안날듯.) 이 점은 빠들조차도 '솔직히 초식 설명하는 화는 걍 뛰어넘고 봅니다.'라고 할 정도.
이런 단점들이 아주 치명적이고, 그래서 '얼마나 뒷부분이 재밌더라도 걍 하차하련다.'하는 생각이 막 든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많고. 고기가 아무리 맛있어도 발암물질이 가득 함유되어있다면 안 먹는 것이 당연지사겠지.
하지만 이익형량은 필요할 것이다. 만약 고기가 너무너무 맛있어서 평생에 단 한번 느낄까 말까한 쾌락을 준다면? 발암물질을 감수하고도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뭐, 과장된 비유이지만 말이 그렇다 이거다.
지금 나는 30화까지 읽은 상태다. 이까지 읽고 나니 이런 소설이 이렇게 찬사를 많이 받았다는 것에 사실 멘붕까지 할 정도였다만........또 모르지. 후반부에 엄청난 즐거움이 정말 기다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일단 1차 시도에서 멘탈 회복을 위해 일단락 끊기로 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다시 이 마공서를 펼쳐볼지도 모르지.
너무 욕만 해놨으니 균형잡힌 서술을 위해 보충해두도록 하겠다. 빠들이 말하는 이 소설의 장점은, 던전의 보물을 둘러싼 인간들의 이합집산과 군상극이 매우 빼어나며, 던전을 공략하는 퀴즈 풀이도 재밌다고 한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도 있다고 하니 마음속에는 아직 기대를 간직해두기로 한다.
그런데 전투묘사도 훌륭하다고 하는데, 이런 문장으로 전투묘사가 어떻게 훌륭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긴 하다.
다음에 내가 2차 시도 감상글을 올린다면, 이 글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