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Vivy -Fluorite Eyeʼs Song-은 AI인 ‘비비’가 인간을 구하기 위해 펼치는 100년의 여정을 통해, 인공지능의 존재 이유와 인간성을 탐구한다. 주인공 비비는 단순히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존재하도록 프로그래밍된 AI지만, 갑자기 등장한 또 다른 AI ‘마츠모토’로 인해 100년 후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한 임무를 부여받는다. ‘노래’라는 예술을 매개로 인간과 소통하려는 비비의 여정은, AI가 인간과 정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압도적인 작화 퀄리티와 디테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비의 여행 속 각기 다른 시대와 공간을 표현한 배경이 시각적 매력을 더해주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전투 장면은 긴박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해준다. 액션의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주제와 연관된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며, ‘인간성’과 ‘희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AI가 인간을 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을 닮아가는 비비의 모습이 극적으로 부각된다.
Vivy의 음악적 요소는 단순한 배경이 아닌, 스토리의 핵심을 이루며 캐릭터의 감정을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비비가 인류에게 전하고자 했던 ‘노래’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감정의 전달 수단이며, 그 속에서 비비가 인간과 연결되려는 몸부림이 묘사됐다. 작품 속 삽입곡들은 비비의 성장과 깨달음을 표현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AI의 내적 변화를 깊이 공감하게 만들어준다.
Vivy는 단순한 AI가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며 성장하는 존재로 비비를 그려냈다. 그녀의 진화 과정은 그녀와 인간의 관계를 넘어, AI가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AI가 인류를 이해하고, 나아가 인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기며, AI와 인간의 본질적 차이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챗지피티를 기점으로 특이점을 향한 가속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어 간다. 인간과 AI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함께 하게 될까.
노래로 사람을 구하고자 한 AI의 100년간의 성찰.
4.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