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저택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커다란 저택 '섀도 하우스'에서 귀족을 흉내 내는, 얼굴이 없는 일족 '섀도'. 그들의 '얼굴'로서 섀도를 섬기는 시중 담당 '살아 있는 인형'. 어느 날, 섀도 일족의 소녀 케이트에게 한 명의 살아 있는 인형이 찾아오게 되고, 그렇게 그림자와 인형의 기묘한 일상이 시작되었다. |
‘섀도 하우스’ 1기는 기이한 분위기와 신비로운 설정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얼굴 없는 ‘섀도 가문’의 일원과 그들을 돌보는 ‘인형’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어두운 섀도와 반대로 생기 넘치는 인형 에밀리코는 이 세계의 독특한 대조를 한층 부각시킨다. 이 인형들은 그림자 주인들을 닮도록 교육받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숨겨진 본능과 감정이 드러나면서 단순히 마네킹이 아님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은 매혹적인 고딕풍 미스터리로, 섀도 가문의 정체와 인형들의 존재 이유에 대한 단서를 곳곳에 흘린다. 이 작품은 서서히 쌓아가는 긴장감을 통해 섀도 하우스에 숨겨진 비밀을 탐구하게 하며, 음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호러적인 요소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비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한 순간 한 순간에 소름이 돋는 감각을 전달하여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에밀리코와 케이트는 겉으로는 주종 관계로 보이지만, 점차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의지하게 된다. 특히, 주인이 위험에 처할 때 이를 본 에밀리코가 본능적으로 주인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리는 장면은 이들 사이의 관계가 단순한 ‘종속’이 아님을 암시한다. 또한, 케이트가 고독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면서도 에밀리코를 통해 자신이 잃었던 순수함을 되찾는 모습에서 이 두 인물 간의 역설적인 유대가 강하게 드러난다.
‘섀도 하우스’는 매 장면마다 어두운 미학이 강조되며, 광활한 저택 내부의 음영과 함께 고딕풍의 배경이 펼쳐진다. 모든 방이 단절된 듯 느껴지는 저택의 묘한 분위기는 비밀을 더욱 강화시키며 시청자들에게도 비슷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속에서 천진난만한 에밀리코의 모습은 대비를 이루며, 애니메이션의 심리적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인형들의 희미한 생기와 진실의 그림자.
3.5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