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역대 명작 중 순위권을 지키고 있는 작품. 

이제서야 감상했다. 옛날에 2화정도 보고 묵혀두었던게 벌써 몇년 전인지 모르겠다.


작품의 첫인상은 '이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니여?' 였다.

고도의 중앙시스템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범죄 위험자들을 판별해내고 시민 각자의 적성과 직업까지 결정한다는 컨셉이 영화와 아주 흡사했다.

각자의 범죄계수가 계측 가능하다.



그런데 솔직히 완전한 판별같지는 않아보이는데 작품 내에서는 완벽하다고 하고 다들 납득하는 것이 의아했다.

기준이 되는 수치인 '사이코패스' 수치는 상황에 따라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는데,

그걸 보면 결국 시빌라의 기능이란 현재 사람의 심리상황을 분석하는 것일 뿐이지 장래적 예측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였다. 

여하튼 작중 일본의 체제는 이 시빌라 시스템을 찰떡 같이 믿고있는 바탕 위에 구축되어있다.


일반인들은 가치 판단의 상당부분을 시스템에 맡기고, 평온한 삶을 보낸다.




작품의 주제는 이러한 '빅브라더'의 정당성에 대한 약간 올드한 논의가 주된 축을 이룬다.


시빌라에 대항하여 '자유로이 결정하는 주체인 인간'을 상징하는 최종보스 마키시마는, 그 상징성 면에서는 오히려 정당한 레지스탕스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물론 그 수단이 여러 범죄들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말로' 아주 잘 정당화가 구축된 악역은 아니었다. 즉 악역으로서 충분히 비난 받을만한 약점을 가진 캐릭터라는 말이다.





결국 최종 승자는 소시민적이고 점진적인 개선을 지향하는 주인공 아카네였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의 마지막에서 아카네는 체제의 불편한 진실에서 눈을 일단 감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젠가 시빌라 시스템을 어떻게든 하고 말겠다고 칼을 갈고 살아가게 된다.


진실에 직면한 여주인공의 고민은 흥미로웠다.



이게 훌륭한 결말일까? 

보통 이런 선택에 이르게된 엘리트들은 타협과 후퇴를 거듭한 끝에 부패하고 만다는 것이 역사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는 점이 계속 떠올랐다.



진중한 작품답게 이른바 '일상'이라고 할만한 파트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개그, 모에 일절 없음이다. 그래서 나는 한번에 다 보기는 힘들겠고 조금씩 끊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몰입감이 훌륭한 편이라 쉽게 쭉 다 볼 수 있었다. 악역 마키시마와의 대립구도를 잘 형성해두었고, 작중 인물들의 고뇌를 적절하게 뿌려놓은 것이 흥미의 신선도를 유지해주었다.


여주는 별로 안 귀엽고, 남주가 꽤 매력적인 편이다.



다만, 대결 구도가 조금씩 허술한 부분도 있다. 마치 마키시마에게 '주인공 보정'이 걸려있는 것 마냥, 운좋게 계속 체포망을 빠져나가는 느낌이 있다. 마키시마 자신은 얼굴을 별로 감추지도 않고, 추적방지에 그렇게 신경쓰지도 않는지라 현실적이라면 그를 잡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극적 연출을 위해 잘 안잡히게 만든 것 같았다.


나름 포스있는 악역을 그려보려 한 것 같은데, 조금 허접한 느낌이 있다.



마키시마와의 마지막 결전도 그리 인상 깊지 않은 허망한 마무리였던 점이 아쉬웠다.



개인 평점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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