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2년. 한때 강성했던 일본 남자 체조계.
체조에 인생을 건 전 일본 국가대표, 아라가키 죠타로(29)는 생각한 대로 연기가 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연습을 거듭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코치인 아마쿠사에게서 '은퇴'를 권유받는다.
고민하는 죠타로. 그를 지지하는 그의 딸 레이.
하지만, 어떤 '만남'에 의해 아라가키 집안의 운명은 크게 변해 가는데…
이제는 한물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체조 선수인 주인공이, 은퇴의 위기에서 다시 일어나 성공한다는 스토리 라인.
영광과 쇠퇴, 부활의 흐름은 전형적이지만, 다소 철없어 보이며 유쾌한 주인공의 성격과 결부되어 그럭저럭 기대감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어떤 고난과 극복, 성공의 이야기가 기다릴지 흥미를 가지고 보게 만드는 좋은 도입부였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재밌게 읽었던 플라이하이라는 만화가 떠올라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주인공(+주인공의 딸)과 친구(?)가 되어주는 레오라는 중요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친구가 골 때립니다. 영국 왕립발레단의 기대주이지만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일본으로 도망쳐온 인간인데, 매일 닌자 컨셉을 하며 주인공네 집에서 무위도식 합니다.
좀 별난 컨셉의 인물이긴 하지만, 이야기 구조상 이 인간에게 주어진 역할적 사명은 막중합니다. 주인공과 정서적 교류를 나누고, 동기부여도 해주고, 재능의 절차탁마적인 씬도 넣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하는 인물이에요.
그런데.....레오가 위 3가지 임무를 제대로 하는 씬이 별로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냥 얹혀살기만 하지 주인공에게 영향을 끼치는게 적어요.
그런 인간인데 마치 대단했던 존재인양 마지막에 '영국으로 떠나려던 레오가 체조경기를 보러와서 주인공이 힘내는' 듯한 연출이 들어가 있는데, 이해는 안가더군요.
작가는 레오에게 좀더 무게 있는 역할을 맡기고, 서사 도구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주인공과 인물들의 상호작용이 적다보니 결과적으로 이야기가 밋밋해졌습니다.
체조 장면 등의 묘사는 꽤나 볼만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입니다.
제대로 된 점화 과정없이 피어나버린 불꽃은 퇴색된 감상만을 부를 뿐.
개인 평점 2.5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