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까칠남 ‘오베’.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고,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 ‘소냐’까지 세상을 떠난 이후,그에게 남은 것은 ‘소냐’를 따라가는 것뿐이다.모든 준비를 마친 ‘오베’.마침내 계획을 실행할 결심을 하고,마지막 순간을 앞둔 바로 그때!그의 성질을 살살 긁으며 계획을 방해하기 시작한 누군가가 있었으니 바로!!!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이웃들!그의 삶에 제멋대로 끼어든 사람들!과연 ‘오베’ 인생 최악의 순간은 반전될 수 있을까?
소설로 이미 유명한 작품으로서, 저도 소설을 읽어본 바 있습니다.
재밌게 읽었던 소설인지라 영화 버전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감상해보았네요.
처음 우리에게 비치는 오베의 모습은 그야말로 '비호감 할배'입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큰소리를 치고, 강압적으로 의견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와이프를 잃고 직장에서마저 잘린 오베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중간 중간 플래시백으로 오베의 일생을 비춰주는 덕분에, 시청자는 오베의 입장에 몰입하게 됩니다.
오베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를 뒤따라가기 위해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주변 이웃들의 개그같은 개입 때문에 계속해서 자살에 실패합니다. 그 장면들의 연속은 웃기면서도 슬픈 모습이었습니다. 오베는 그런 개입에 처음에는 짜증을 내지만, 점차 그들을 받아들이게 되죠.
오베의 꼰대성은 그 본질 같은 것이라 완전히 치료되지는 않았지만, 이웃의 따뜻한 관심 덕분에 오베는 살아갈 힘을 얻고 조금은 온화하게 변화합니다.
이 이야기는 막다른 곳에 몰린 소외계층에게 이웃의 따뜻한 관심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에 인간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것은 인간의 애정과 관심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이야기의 마무리가 어설펐습니다. '이웃의 힘으로 악당을 물리쳤다!'스러운 마무리는 이 작품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베+이웃 vs 외부 악역이라는 구도는 굳이 필요했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오베 vs 이웃에 대한 테마를 좀더 승화시켜서 발전시키는 건 어땠을까요?
그리고 큰소리를 빽빽 내지르는 오베의 꼰대성은, 그를 이해한 후에도 썩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비쩍 마른 가지일수록 한줄기 비가 너무나 고마운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