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뷰티는 샘 맨더스 감독의 1999년도 작품이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가장이던 주인공 레스터가 어느날 딸의 친구 안젤라에게 욕정을 느끼게 된다. 그는 이를 계기로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마냥 운동하고, 대마초를 피우며 직장을 때려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 마누라는 바람나고 가정은 해체의 위기를 겪는데.....
일단 전체적인 감상은 정신없는 막장 드라마네! 하는 느낌이었다. 대충 감평들을 보니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 라는데....글쎄?
1. 든든한 가장이어야 할 레스터는 자신의 직업을 경멸한 끝에 직장을 때려치우고, 딸의 친구 안젤라에게 욕정을 품으며 당당하게 대마초를 핀다. 평소 눌려살던 아내에게도 큰소리를 떵떵 친다.
2.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자 자본주의경제체제를 상징하는 것 마냥 일에 몰두하는 아내 캐롤린은 업계 권위자와 바람이 난다.
3. 반항적인 딸은 옆집 대마초 판매 청년과 사랑에 빠지고 가출 계획에 동참한다.
4. 옆집 아버지 프랭크는 게이를 혐오하는 해군 대령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본성을 억누르는 것이었고 그것이 폭력적 모습으로 표출된다.
5. 옆집 아들 리키는 대마초 및 정신병원 신세를 졌던 전력이 있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는 너드다.
잘 포장된 미국 중산층 가정이 그 내면에 어떤 문제 요소들을 품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쉽게 해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으로 일상의 소박한 행복의 중요성을 깨닫고, 젊은 시절 품었던 풋풋한 정열을 되새길 것을 제시한다.
마누라가 바람나서 파국이 난 상황에서 뜬금없이 가족사진을 들여다 보며, '아, 내 아내와 내 딸. 가족이 참 소중했었지. 간단한 건데 몰랐었네.' 이런 식으로 감상에 젖는 장면은 잘 이해가 안 갔다.
레너드가 갈망해 왔던 딸의 친구 안젤라가 사실은 자신이 아직 경험이 없다고 고백하고, 그래서 레너드가 그녀가 소녀 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반성하게 된 것까지는 좋다 이거야.
그런데 갑자기 가족 사랑으로 넘어가는 흐름은 이게 무슨 뜬금포인가 싶었다. 이야기의 결말을 위해 억지스러운 감정 흐름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안젤라가 순수한 거랑 와이프 용서하는 거랑 왜 이어지는데?
막장 드라마로 해체되는 가정과, 그 와중에 바람난 마누라를 용서하는 뜬금없는 주인공의 대오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