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완연한 고참 작가급이 되어버린 글쓰는 기계 작가의 '방랑기사로 살아가는 법'
문피아 1위를 찍으며 로우파워 판타지의 매력을 마구 뽐낸 작품입니다.
글쓰는 기계 작가의 전작으로는 모험가로서 살아가는 법, 보디가드 김도진, 이계의 후예, 리턴 갬블러가 있습니다.
본 작품은 어찌보면 작가의 첫 작품인 '모험가로서 살아가는 법'의 변주곡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작품의 느낌이 비슷하긴 한데, 작가로서 연륜이 쌓인 만큼 좀 더 많은 재미요소를 첨가시켰습니다.
글쓰는 기계 작가의 유튜브 인터뷰에 따르면 취미로 쓰던 작품인데 이렇게 히트칠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유튜브 영상을 첨부합니다.
작가는 첫 작품에 대한 향수가 있다고 하던가. 아니면 첫 작품이 가장 취향을 흩뿌린 작품이었던 것인가.
첫 작품을 되새기며 재미로 쓰던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메가 히트까지 쳤으니 작가로서는 매우 기쁜 일이라 하겠습니다.
로우파워 판타지란, 최신의 웹소설 트렌드와는 다르게 초월적인 이능력 같은 것을 최대한 억제한 판타지를 말합니다. 이른바 정통파 판타지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로우파워 레벨 가운데서 주인공의 강한 능력을 돋보이도록 내세우는 것은 웹소설의 기본 원칙에 부합합니다.
기존 웹소설이 1만 vs 1억 같은 느낌이라면, 로우파워 판타지는 100 vs 1000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현대인이던 김요한은 어느날 판타지 세계 시골 귀족의 아들로 빙의합니다. 그 과정이 어떠한지는 작가는 완전히 생략해버렸습니다. 웹소설의 문법상 다들 알아먹고 넘어가자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빙의한 요한 에이츠는 타고난 힘으로 놀라운 위업을 세우며 점차 세계 세력 구도의 중심이 되어갑니다. 특히, 타고난 힘 뿐만 아니라 현대인적인 사고 방식과 정치 감각까지 발휘하는 것이 주인공의 특별함의 키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1. 말도 안되는 힘으로 엄청난 업적을 이루고, 그걸 본 주위 인물들이 까무러치는 것이 첫번째 재미요소입니다.
아래 예시들은 제가 비슷한 느낌으로 지어본 문장들입니다.
'저 기사님이 트롤을 잡아찢어 죽였지.'
'참나. 과장 한번 거창하게 하는군.'
'어....어? 저게 무슨!!'
그제서야 OO은 요한이 정말로 트롤을 찢어죽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바들바들 떨었다.
2. 중세적 가치관에 따르는 척 하지만, 누구보다도 현대적 셈법에 빠른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악한 사원은 내가 불태우겠소.'
'오오. 역시 신실한 기사시구려'
요한은 누구보다도 경건한 표정을 지으며 사원에 잠든 보물을 어떻게 몰래 빼돌릴까 고민했다.
3. 이런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주인공에게 신화적인 신뢰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마디로 든든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소설적 긴장감이나 재미는 떨구지 않으니, 작가의 역량이 훌륭하다고 하겠습니다.
황소같은 힘과 여우같은 두뇌를 가진 로우파워 먼치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