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 좋고 인기도 많았던 작품. 완결.
이 작품의 기본 방향은 전형적인 편이다.
게임 세계에 진입한 유저들이라는 기본 설정 하에서,
동료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의 회귀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회귀한 주인공은 배신당한걸 몇배로 갚아주고 말겠다고 다짐하면서 이젠 자신만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일단 '자신만을 위해' 살겠다고는 하지만, 이게 사실 거의 대다수가 오로지 '복수'에만 귀결되는 점에서 주인공의 집요함이 엿보인다.
이야기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회귀를 기반으로 히든 요소를 싹쓸이해서 대륙 최강자가 되는 과정이 첫번째이고, 그 이후 왕국 하나의 대공으로 들어가서 정치질을 기반으로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두번째이다.
두 파트 다 나름의 재미가 있다.
성장 파트에서는 흔히들 예상되는 득템과 능력 강화 잼이 괜찮은 필력으로 묘사된다.
정치 파트로 넘어가면서 다소 작품 방향이 바뀌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느꼈으나, 정치가 의외로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주인공이 한 수를 두면 적대 세력이 나름 머리를 굴려서 대응책을 내고, 거기에 대해 다시 주인공이 역습을 가하는 주고받기가 그럭저럭 볼만하게 짜여져서 좋았다.
그리고 이야기 전반에 걸친 특징으로, 주인공이 '복수'라는 목적을 위해 냉혹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있다. 이런 요소야 많이들 쓰이는 것이긴 하다. 그런데 더 특이한 점으로 주인공의 심리 묘사 또는 작가의 서술을 통해, 주인공의 비정한 처사에 대해 끊임없이 정당화 내지는 공감을 끌어내고자 하는 요소가 들어간다는 점이 있다. 조금 너무할 정도로 많이 들어간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5만명을 쓸어버렸다. 나도 인간이니 조금의 감정도 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요한 일이니 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더 큰 희생을 막게 된다는 점이 학살의 무게를 덜어주지는 못했다. 나는 자신의 목적에 의해 행동하는 저급하고 이기적인 인간이다. 단지 그 뿐이다.'
이런 식으로 어쩌구 저쩌구.... (인용은 아니고 비슷한 느낌으로 지어봤음.)
그런데 위와 같은 방식이 어떻게 보면 단점이지만, 어떻게 보면 장점일 것 같기도 하다. 독자들이 시크하고 간지나는 사이코패스의 잔인한 방식에 대해 '그나마 심적 부담을 덜고' 몰입할 수 있는 완충 장치가 되는 서술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얘는 좀 나쁜 놈이긴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다크 히어로임' 뭐 이런 느낌.
언제 어디서나 정당화라는 것은 중요한 법이다.
강하고 분위기 있는 주인공이라 그런지 여자도 많이 꼬인다.
엔딩이 묘하게 하렘이면서 반쯤 해피엔딩인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하여튼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회귀 먼치킨물이면서도 전개가 몰입감 있었다.
초반도 재밌지만 중후반도 힘이 빠지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