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렌라간은 TV판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 작품입니다.
추억을 되새길 겸 극장판인 홍련편, 나암편을 보았습니다.
참고로 홍련편, 나암편은 TV판을 총집편한 내용을 2개로 나눠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대로 보게 되면 TV판의 내용을 중요한 부분 위주로 감상한 것과 동일하다고 하겠습니다.
'드릴을 한 바퀴 돌린 만큼, 우리는 전진한다.'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나선과 드릴이라는 강렬한 이미지가 주제로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저에 살던 인간이 오르고자 하는 의지 하나로 우주 저 끝의 흑막까지 도달하기까지의 도정이 서사시적으로 그려집니다.
물론 무작정 상승만 있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에게는 세상이 무너질 듯한 좌절이 두차례 주어집니다. 이걸 멋지게 짚고 일어서기 때문에 상승하는 돌파감이 더욱 빛났습니다.
스토리도 뜨겁고, 연출도 뜨겁습니다. 메카물에 잘 어울리는 열혈 연출이 아주 호쾌합니다.
너무 뜨겁다 못해 유치하다고 여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열혈이라는게 원래 조금 유치한 맛으로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피를 끓게 하는 연출과 대사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 TV판의 총집편으로서 잘 보긴 했지만, TV판에서 지적되었던 작붕 문제가 수정되지 않은 채 나온 것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총집편 극장판이라는게 나쁘게 보면 우려먹기하는 것인데, 이 정도 개선도 하지 않았다니 너무 날로 먹는다 싶었습니다.
2. 키탄, 로시우 같은 주요 조연들의 에피소드가 간략히 생략되다 보니, 후반부 해당 인물들의 중요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 이입 수준이 약간 떨어졌습니다. 이건 축약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면이긴 한 것 같습니다.
끝없이 상승하는 뜨거운 사나이의 메카물. 다만 시간 있으면 TV판으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