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극 소녀!!'는 가극을 배경으로 한 소녀들의 성장과 열정을 보여주며, 특히 와타나베 사라사와 나라타 아이(나랏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라사의 캐릭터는 대범하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무대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표현하며, 반대로 트라우마로 인한 내면의 갈등을 가진 나랏치는 처음에는 약간 비호감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은 단순한 '백합'적 감성이 아닌, 진정한 우정과 이해로 그려지면서 서서히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극 소녀!!는 인물들의 극단적인 설정을 활용하여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랏치가 과거의 아픈 경험으로 인해 겪는 트라우마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설정이 잘 소화되지 않아 일관성 부족으로 보이는 장면도 있기는 하다. 다행히 사라사의 명랑하고 밝은 성격 덕분에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가볍고 따뜻하게 유지되며,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선이 풍부하게 드러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재미를 높여줬다. 이러한 요소는 일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보다 공감 있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해석하며 인물들이 서로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특히 사라사가 티볼트 역할을 맡기 위해 펼치는 도전은, 그녀가 가진 재능과 끈기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꽤 인상깊었다. 또한, 각 인물이 맡은 배역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는 과정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짜여 있어, 그들의 성장이 일종의 ‘무대 위의 현실’을 보여주게끔 짜여있었다.
전체적인 연출과 캐릭터 간의 케미는 뛰어나지만, 일부 에피소드는 설정상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되는 감이 있었다. 특히 남성공포증 설정과 같은 진지한 주제는 중간중간 가벼운 장면들과 대비되어 다소 위화감을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역할에 몰입하고 성장해가는 소녀들의 이야기는 은은한 감동을 줬다. “재미”와 “감동”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시도가 잘 이루어진듯 하다.
저마다의 내면을 품은 소녀들이 무대 위에서 꿈꾸고, 무대 아래에서 성장하는 이중주
3.5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