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4월은 너의 거짓말 리뷰-
2014년 4분기 2쿨
1화를 보기 시작하자마자 딱 감이 왔다.
아, 순정만화 원작이구나.
나의 경우 대체로 순정만화 원작 작품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감성에 푹 젖은 코드들이 맞지 않는 편이고, 아무래도 여성 시청자를 고려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그러한 선입견에서 오는 거부감이 살짝 들었다.
그래도 평이 아주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한번 참고 보기로 했다. 일단 음악 소재인 것 같았다.
그림체와 작화는 상당히 좋았다.
도입부에서 주인공은 공원에서 메인 히로인 카오리가 아이들과 어우러져서 즉흥 멜로디언(+기타 애들 악기) 연주회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 보이 미트 걸의 장면인 셈이다.
그런데 애들이랑 어우러져서 연주를 하는데 합이 너무 잘맞아... 애들이 연주를 너무 잘해!
첨보는 사이 아니었니?
조금 작위적인 '인상깊은 첫만남씬'이 연출된 느낌이었다.
뭐 일단 그렇게 그림이 되는 장면을 보고 남주가 살짝 홀리는데.....
벚꽃 만개한 공원에서의 첫만남. 첫눈에 반한 남주.
근데 시작부터 왠지 암걸릴 것 같은 삼각 관계를 암시하며 시작한다.
남주는 카오리를 짝사랑하는데, 그녀는 주인공의 친구인 바람둥이남을 짝사랑(또는 적어도 관심)한다고 나온다.
아니, 이거 남자 시청자에겐 난이도가 높은 관계도가 아니온지.....??
특히 바람둥이남의 외적인 면을 보고 짝사랑 하는 여주라는 것은 꽤나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소다.
현실은 어떻든간에, 매체를 통해서까지도 이런 이야기를 보고 싶지는 않은 법이다.
거기다 2화에 와서는, 그 바람둥이남 친구가 남주에게 '너 카오리 좋아하지' 이딴 소리를 처 해온다. 이미 가진 자라 이건가요? 핵암이요.....끄윽... 이 친구는 계속 짜증을 유발시키는 역할을 해준다. 그렇다고 악역인 것도 아님. 주인공이랑 절친임....ㅅㅂ.....친구의 대사를 정리해서 기술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난 네가 카오리를 좋아하는 걸 안다. 하지만 나도 카오리에게 관심있음. 그렇다고 걔만 좋아하는 건 아님. 여럿 만나는 귀여운 여자애들 중 하나! 그런데, 너도 카오리 좋아하면 걔랑 자주 보고 그래. 네 마음에 따라야 하는 거 아니겠어? 아, 그렇다고 내가 양보하겠단 소린 아님. 카오리는 나한테 관심있는 거 같던데. 헤헤헿헤헤헤헤헿ㅎ헿'
...X같은 색히....제발 꺼져
시른데 안꺼질껀뎅? >~<
차라리 '걘 내가 침발랐어!' 이렇게 말하는게 속시원하겠다. 작가가 자유분방한 매력 비슷하게 좋게 포장하는 면이 있는데, 단순화시켜 보면 그냥 개색히일 뿐이다. 현실에 이런 친구가 있다면 암걸리기 전에 빠른 절교만이 정답.
물론 평가가 좋은만큼 시시하게 끝나는 맥빠지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하에(제목에 거짓말도 들어가있고, 뭔가 반전이 있을것도 같았다), 인내도 스택을 턱턱 쌓아가면서 꾹 참고 보아나갔다.
보면서 표현상 아쉬웠던 부분은 -- '넌 봄 안에 있어.' 와 같은 감성적인 멘트가 너무 자주 나온다는 점이었다. 저런 표현은 중요한 클라이막스 때 한소절만 해야할텐데, 매화 자주 남용해서 부담스러웠다.
봄과 함께 시작해 봄의 요정처럼 마음을 간지럽히다 벚꽃같이 스러진 그녀. 이런 속성은 좋지만, 너무 직접적인 표현 방식은 아쉬웠다.
순정 원작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감성적인 흐름이 아닌가 싶다. 표현과 묘사도 과잉. 순정 안에서도 소녀틱하고 질척한 계열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쁘게 말하면 쌍팔년도 스타일이라고 할까.
그나마 본격적으로 흥미가 당기기 시작하는 것은 6화의 콩쿨 출전 이후부터라고 할 것이다. 상당히 진지하게 피아노 연주 장면을 다루는데, 라이벌들과 주인공의 멋진 연주를 보는 것은 꽤 몰입감이 있었다.
왈가닥 여주가 연주는 전력으로 하는 면모는 꽤 매력적이다. 여주의 바이올린과의 협주를 좀 더 봤다면 좋았을 것 같다.
다만 주가 되는 흐름은 연애 및 인간관계 스토리인데,
글쎄....스토리도 자세히 쓰면 스포일러가 되니 생략하겠지만, 끝까지 봐도 별다른 건 없더라. 딱 예상한대로의 반전. 그나마 마지막화의 여운있는 마무리는 괜찮았다. 전형적이지만.
내 개인취향과 안맞았던 건지 뭔지.....보기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호평이 많았던 작품이라 기대했지만......ㅠㅠ
하지만 순정 좋아하는 분은 충분히 즐길만 한 작품인듯 싶다.
개인평점 2.5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