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세터, 아이돌 애니메이션-
아이돌마스터 2011년 3분기, 2쿨
러브라이브 1기 : 2013년 1분기, 2기 : 2014년 2분기, 각 1쿨
*아이돌 마스터는 15년에 2기가 방영된다고 한다.
러브라이브와 아이돌마스터는 두 작품 다 두터운 팬층을 지닌 아이돌 애니메이션이다. 인기가 높은 작품 둘을 비교하다 보니 꽤 장문의 리뷰가 되었다.
그럼 우선은 개론적인 이야기부터 하겠다.
I.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흥행
아이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우선은 아이돌마스터(이하 아이마스)가 첫 선을 끊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마스의 시작은 게임에서 비롯되었는데, 애니화가 상당히 성공적이었던지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덕분에 팬층이 더욱 두터워지게 되었다.
러브라이브는 후발 주자지만 나름의 독특한 특색으로 아이마스와 발전적인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아이돌 애니가 인기를 끌고 팬덤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뭘까?
애니 캐릭터에 대한 팬심이란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현실과는 다른 영원히 변하지 않고 순수하며 아름다운 히로인. 화면 너머의 이상적 존재에 대한 애정과 동경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일 것이다.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히로인들은 '아이돌'이라는 현실의 팬덤 코드를 그러한 이상의 세계에 접목시켜서 상승 효과를 일으킨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춤과 노래라는, 즐길 수 있고 응원할 수 있는 컨텐츠를 던져줌으로써, 가상에 이끌리는 사람들을 한층 더 사로잡아 낸 것이다.
삽입곡들의 수준도 높다.
따라서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평가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원 소스만으로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애니와 팬덤, 그리고 캐릭터들을 둘러싼 갖은 이야기들과 2차 창작이 어우러져서 아이돌 애니메이션이라는 문화를 일구어 내는 것이다.
그럼 이제 양 애니메이션을 본격 비교 리뷰 하겠다.
II. 프로 / 아마추어
아이마스 등장인물들은 신인이지만 프로다. 비록 당장은 인기가 없지만,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과 아이돌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잘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성과를 내야하는 입장에 서있으며, 실패할 수도 있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노래와 춤으로만 끝낼 수는 없는 프로의 세계.
하지만 러브라이브의 뮤즈는 스쿨아이돌이라는 절묘한 포지션을 설정해냄으로써, 저러한 의무에서는 해방되어 있다. 실패할 경우 기다리는 것은 학교의 폐교.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생이 꼬인다거나 하는 큰 일인 것은 아니다. 그녀들의 목표는 정들었던 우정의 장소를 지켜내는 것. 그것은 의미 있고 히로인들 모두가 힘을 합쳐 바라는 일이지만, 화면 너머의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지켜보기에 한결 기분이 가볍게 느껴진다.
물론 시련과 좌절은 있습니다만......(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저 장면은 조금 의아. 왜 친구들도 보러 안왔지?)
차이점을 잘 알수있을 에피소드로서, 아이마스 초중반 쯤에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3명이 유닛 류구코마치를 결성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 유닛은 상당한 인기를 끌게 되는데, 다른 아이돌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인지도 확보의 측면에서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내심 질투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키의 경우에는 실제로 그것을 드러내며 갈등 상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러브라이브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사건 전개는 훨씬 부드럽게 흘러갔을 것 같다. 니코 정도가 질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긴한데, 그건 캐릭 특성의 문제이고 전체적으로는 축하한다는 느낌이 훨씬 강했을 것이다.
류구코마치 에피소드. 만약 현실이었다면 어땠을까?
니코라면 이랬을지도? ^^;
프로와 아마추어라는 각각의 설정은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아이마스의 경우에는 좀더 진지하게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바라볼 수 있다면, 러브라이브의 경우에는 시청자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캐릭터들의 성장과 활약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의 차이는 결국 시청자의 선호가 양갈래로 나뉘는 분기점이 되지 않나 싶다.
나는 둘다 나름 매력있는 설정이라고 보았지만, 요즘 시청자들의 성향 분포를 고려해 보면 러브라이브가 흥행에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러브라이브 재생에 좀더 맘 편하게 쉽게 손이 갔던 기억이 난다.
III. 캐릭터 묘사의 차이
아이돌물이니만큼, 둘다 캐릭터의 개성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러브라이브의 경우 좀더 '모에'에 신경을 썼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크게 유행을 일으켰던 '니코니코니'라든가 말이다.
니코니코니~ 여러가지 의미로 엄청난 임팩트였다.
아이마스의 경우에는 조금더 현실에 가까운 느낌, 좀더 구체적으로는 '이상적인 현실 아이돌'이 지니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설정들이 장착되어 있는 것 같다.
캐릭터 설정과 묘사는 두작품 다 힘이 들어가 있고, 방향성의 차이가 있는 정도인 것 같다. 하긴 캐릭터가 구렸으면 이렇게 팬층이 두텁지도 않았을 것이다.
IV. 작화
이거 참 중요한 점이다. 애정의 대상이 될 아이돌들에게 사실 첫번째로 우선시 되는 것은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외모이니 말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그것이 작화빨이 될 것이다.
'웨OOO걸즈'라는 아이돌물이 소리소문없이 묻혀버린 것에는, 정말 수준 낮은 작화와 작붕들이 크게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나는 보질 않아서 다른 단점은 또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이마스와 러브라이브는 둘다 작화가 출중한데, 내가 느끼기에는 아이마스는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 난다면 러브라이브는 반짝반짝하는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숏컷 히로인은 꺼리는 편이지만, 아즈사의 작화는 참 끌리더라.
러브라이브는 빛나는 눈이 특히 매력적인듯. 꿈꾸는 아가씨들.
다만 무대 연출에 있어서는 나는 3D모델링을 적게 사용한 아이마스 쪽의 무대가 좀더 보기 좋았던 것 같다.
작품에 남캐가 등장하는가 아닌가?
케이온을 위시하여 남캐전멸(또는 극히 미미한 비중) 상황의 유행은 꽤나 오래 지속되는 것 같다. 저런 설정의 경우 '남자와는 완전히 무관한' '정말이지 순수한' 히로인이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서 이상적인 여성을 바라는 남자 시청자들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것 같다.
러브라이브도 남캐전멸 애니메이션이다. 히로인들은 그녀들끼리 복닥복닥 할 뿐이고, 연애라는 것은 아직 미지의 영역. 순수한 여고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마스는 정반대다. 남캐가 등장할 뿐만 아니라, 그 남캐는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의 대상이 된다. 내가 프로듀서가 되어 이 예쁜 히로인들은 어엿한 아이돌로 키워내는 것이다. 게임을 원작으로 했기에 당연한 설정이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이것 역시 남자 시청자들을 흡족하게 할 수 있는 설정이다.
그래도 애니메이션 상 러브라인은 나오지 않는다.
나는 둘다 괜찮은데, 이건 순전히 취향이 갈리는 문제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둘 다 좋다. 첨언하자면 개인적으로는 보컬로이드 아이돌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
평점은......글쎄, 애니메이션 독자적으로만 봐서 매겨야 하려나?
개인 평점
아이돌 마스터 4.0 / 5.0
러브라이브 3.5 / 5.0
그냥 애니메이션 자체로서의 완성도를 평가했다. 내 취향은 러브라이브 쪽인 것 같지만 객관적인 완성도는 아이마스 쪽이 높은 듯 싶다. 주관적인 것이니 왜 아이마스 점수가 더 높냐 이런 태클은 자제를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