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나는 이 세계에서 최선을 다하겠어!'
34세 총각에 무직인 방구석 폐인이었던 남자.
그는 부모님의 장례식 날에 집에서 쫓겨나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검과 마법이 존재하는 이세계에서 아기로 다시 환생해 있었다!

쓰레기처럼 살아온 남자는 소년 루데우스로서 이세계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로 맹세한다!
루데우스를 기다리는 것은 로리 마술사엘프 귀를 가진 소꿉친구흉포한 새침데기 아가씨
그 외 다양한 인간들과의 만남. 그리고 가혹한 모험과 전투.

그의 새로운 인생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생 재시작' 판타지, 개막!


무직전생은 일본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유행하는 이세계 전생물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소설가가 되자'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하였으며, 소설 원작은 26권으로 이미 완결된바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장기 프로젝트로 제작되고 있으며, 본 포스팅에서 다루는 시즌 1이 2021년 1분기와 2021년 4분기 분할 2쿨로 반영되었습니다.

 

무직전생에 어떤 매력이 있어 다른 수많은 작품들을 제치고 최선두에 설수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생은 사실상 필요없는 요소

대다수의 이세계 전생물들이 그렇지만, '히키코모리 백수가 이세계에서 전생하였다'는 설정은 독자들의 이입을 더 쉽게 해주기 위한 애피타이저일 뿐, 스토리의 본 줄기는 전생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서론 부분만 딱 삭제하고 보면, 그냥 잘만든 이세계 판타지물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주인공의 뛰어난 마법 재능으로 활약할 뿐, 현대의 지식이 활용되는 요소는 없습니다.

이건 사실 일본 웹소설의 장르적인 필수 문법이라고 할 수 있고, 우리 나라 웹소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따름입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제목에 '무직', '전생'이라고 박혀있다보니 제목을 볼때마다 조금 괴리감이 들기는 합니다.

 

탁탁 꺾어주는 맛이 있는 서사 전개

이세계 전생 판타지는 맥이 없는 느슨한 전개가 이어지는 작품이 많고, 아니면 아예 반대로 강렬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승부를 보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직전생은 묘하게 느슨하다가도, 순간적인 완급조절로 서사를 휙휙 흔들어대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평화로운 생활을 구가하다가 대재해에 의해 모든 것이 급변해버리는 전개는 아주 좋았습니다. 단순히 대재해로 모험이 시작되었다는 단락적인 느낌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모든 등장인물들의 삶이 뒤집혀버린 부분을 잘 묘사한 부분이 무직전생의 세계관을 가슴에 꽂아넣어준 느낌이었습니다.

성격 개차반 히로인과 투닥거리던 일상이
어느날을 기점으로 급변합니다.

 

마치 옛날 파판6를 플레이했을 때 (예시가 무척 올드합니다만) 대격변으로 월드맵이 변해버렸을 때의 인상과 유사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서사의 훌륭함은 인물들의 상호작용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도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대재해로 생이별했던 아버지와 재회한 장면에서, 작가는 이를 단순히 감동적인 재회 장면로 묘사하지 않고 서로의 엇갈리는 마음, 다투고 다시 화해하는 일련의 과정을 잘 풀어냈습니다. 이는 인물에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변칙 에피소드였다고 생각됩니다.

조금 망가져버린 아버지와의 재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니, 뜬금없는 계시 남발이라니?

이 작품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는 '인신'이 너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세계 전생물에서 주인공을 지켜보거나 도와주는 신적인 존재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은 이해합니다. 장르적인 문법의 일종이니까요. 그런데 그 신이, 주인공에게 너무나 직접적이고 단순한 도움을 계속하여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도 정도가 있어야지요.

 

예를 들어, '음식을 사서 뒷골목으로 가보아라'는 인신의 조언을 듣고 따랐더니 마계대제를 만나 '강력한 마안'을 얻었다는 에피소드는 많이 황당했습니다. 기연으로 능력을 얻게하는 방법 중 가장 볼품없는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네요. 신적인 존재의 조언은 좀더 은유적이거나 간접적인 것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마계대제와의 만남은 계시 없이, 다른 짧막한 에피소드를 배치해도 괜찮았을 텐데요.

모험을 통해 쌓여가는 인물들 간의 정

이러한 전개상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아주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세계 판타지를 통하여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모험도 모험이지만 결국 보다 근원적인 면에서 모험을 통해 쌓여가는 동료들 사이의 우정과 사랑일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보고 싶은 것이니까요.

 

무직전생은 그 우정과 사랑을 아주 잘 살려냈습니다. 외딴 곳에 떨어져(또는 차별로 인해) 고군분투하는 3인이 서로 갈등하고, 고심하고, 전진하는 동안 끈끈해지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의 머리가 반짝이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긴 모험 끝에 다다른 1기의 마지막은, 모험과 관계의 작은 단락이라는 점에서, 묘한 감회를 자아내어 주었습니다.

 

무직전생 리뷰 한줄평

끈끈한 인물관계와 타이트한 모험이 섞인 이세계 판타지의 진수성찬

 

개인 평점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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