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에덴의 우리 리뷰-
무인도 표류 생존물.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던 길에 비행기가 조난당해서, 어느 알수 없는 섬에 표류한 주인공 일행들.
무난한 도입부였지만, 흥미는 잘 당겨주었다. 멸종 생물들이 마구 습격해오고, 극한의 위기를 어찌어찌 빠져나오는 묘사는 좋았다.
주인공들이 생존해나가는 내용 자체는 무난한 편이다.
작품의 매력포인트는 그것보다는 '섬에 숨겨진 비밀'이다.
왜 섬에 멸종 생물들이 있는지, 이 섬은 어디에 위치해있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조성한 건지 등....
살살 떡밥을 조금씩 뿌려주는데, 이게 꽤나 감질나는 템포로 나오는지라 몰입감을 유지하게 해준다.
BUT
그게 제일 큰 장점이었는데, 근데 엔딩에서 숨겨진 비밀들(?)이 제대로 밝혀졌느냐?
.......완전 최악. 정말 작가가 배경설정이나 제대로 해놓고 작품을 그렸던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허술한 결말부였다. 20여권 줄기차게 따라왔던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허망하고 배신감이 드는 엔딩이었다.
설정을 조금만 더짜고 복선 조금만 더뿌리고, 그리고서 연결고리만 제대로 잘 넣어줬으면 어쩌면 신급엔딩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는데........작가가 궁리해보다가 때려치고 대충 마무리한건지 이건 뭐 개연성이고 나발이고 말이 전혀 안되는 엔딩이 되버림. 특히 '주인공들은 왜 섬으로 가게됐나?' 에 대한 의문이 하나도 해소 안됐음.
엔딩 상관없이 보는 도중에만 재밌으면 된다는 사람이면 모를까, 그게 아니고서는 욕설이 튀어나올 지경.
마지막화 바로 전까지만 해도 흥미진진했다고......뭔가 짜릿한 트릭 같은게 있겠지 하고......ㅠㅠ
그외 작품의 부차적인 매력에 대해 살피자면, 히로인들을 들 수 있겠다.
전형적인 소꿉친구 히로인이자 안방마님 리온, 거유 페로몬 스튜어디스 등 꽤나 괜찮은 히로인 진영이 갖춰져있다. 그리고 각자 적절하게 서비스씬을 선보여준다.
다만 이런 '극한상황 생존물'+'평범한 무력 주인공' 의 콤비네이션의 결과, 히로인들의 정조에 대한 위기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긴장감 조성에는 더할나위 없는 장치이지만, 개인적 호불호는 갈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상황이 너무 잦아서리..... 다행이랄지, 다들 기적적으로 무사히 몸 보전에 성공하면서 엔딩까지 다다른다. 소년만화라는 점이 어떻게 보면 그녀들의 순결을 보호해주는 안전장치였을지도.
주인공의 매력은 리더쉽과 통찰력으로 표현되고, 딱히 무력적인 뛰어남은 보여주지 않는다. 덕분에 바득바득 살아남는 재미가 좀더 더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소년만화의 한계 덕분인지, 슈퍼 고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쓰잘데기 없는 특성도 보유하고 있다. 중후반쯤에 리온이 다른 여자에게 질투하면서 '그럼 내 가슴 볼래?' 라고 슬쩍 옷을 올리는 모션을 취하니까, 이 고자놈은 갑자기 제 눈을 찔러버린다. 아니, 뭘 어떻게 하면 그런 결론에 도달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만 ㅋㅋ
종합하자면, 엔딩만 제외하면 A+급 생존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엔딩 덕분에 B급으로 추락한 안타까운 작품.
개인평점 :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