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의 팔라딘은 주인공 윌이 세 명의 언데드에 의해 양육되며 시작된다. 처음엔 설정이 독특해서 흥미로웠다. 스켈레톤 전사 브레드, 미라 성녀 메리, 그리고 유령 마법사 거스가 가족처럼 그를 돌보며, 윌에게 전투 기술, 윤리, 그리고 신앙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특히 브레드가 "특이한" 방식으로 교육을 하는 장면은 소소한 웃음 포인트였다. 이들과 작별하는 장면은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느낌을 주어 좋았다.
윌이 인간 세계로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인간을 접하며 팔라딘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려 애쓴다. 윌과 새로운 동료인 하프 엘프 메넬도르 사이의 유대감이 서서히 깊어지는 모습은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처음엔 중성적인 남캐인 메넬의 캐릭터가 그리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둘의 케미는 꽤 괜찮았다.
이 작품은 강렬한 초반부와 섬세한 캐릭터 구축에서 빛을 발한다. 윌의 성장과 언데드 가족과의 관계는 작품의 감정적 중심축을 잘 잡고 있다. 하지만 중반 이후 전개의 템포가 느려지고, 적들의 위협감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배경 묘사가 단조로워지는 부분도 아쉬웠지만, 윌과 동료 간의 교류와 인간적인 성장이 이를 어느 정도 보완했다.
변경의 팔라딘은 설정만 놓고 보면 평범한 전생 먼치킨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의 능력이 약하거나 적당한 경우라면 이야기에 적절한 긴장감이 부여될 것이나, 이 작품처럼 강한 먼치킨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시청자들에게 이야기의 재미를 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변경의 팔라딘은 그 점을 고려한 특별한 흥밋거리가 잘 배치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고, 결국 소소한 판타지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시작점은 훌륭했으나 잔잔한 먼치킨 스토리로 귀결되었다.
3.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