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리제로.

캬. 정말 재밌었다.

한순간도 쉬지않고 2쿨 정주행 했다.


사실 보는 내내 작품에 대한 평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오갔었다.


도입부에서는 너무나 말많고 주접스러운 주인공에게 전혀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고,

이세계 진입해서 자기 한몸 건사하기 바쁠 녀석이 뭐 이리 다른 사람에게까지 오지랖을 부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이런 미소녀를 위해서라면 오지랖도 부리고 싶어지긴 하겠다만.



하지만, 작품의 메인 소재인 '죽으면 되돌아간다'는 설정은 매우 훌륭했다.

물론 서브컬쳐에서 종종 쓰이는 소재긴 하지만, 죽음과 부활 지점의 절묘한 타이밍이라든가 연출 같은 것이 훌륭했고, 주인공은 누구에게 왜 죽었는지에 대한 호기심 자극도 뛰어났다.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은 여러가지 사인으로 열심히도 죽어난다.



그러다가 중반에 접어들면 주인공의 정신이 마모되기 시작한다. 죽어서 되살아나서 계속 리트라이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주인공 본신의 힘은 무력하기 짝이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한심한 취급을 받고....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주인공은 히로인들에게 폭언 내지 광언을 쏟아내기까지 한다.


그야말로 혐성 대잔치!



솔직히 이 지점에서는 좀 질리고 말았다. 보통 주인공의 결점 내지 단점을 보여주는 것은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독자와 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누군가'라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와의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 주목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스바루는 너무나도 망가져버렸다. 자신의 에고를 히로인에게 강요하는 등, 너절하고 비참한 밑바닥을 가감없이 마구 드러내버렸다. 이 단계에 와서는 이미 공감이고 나발이고 인성에 혐오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주인공을 굴린다고 해도 어느 정도껏이지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라고 내가 의문을 느낀 순간.









인간이 본성의 가장 아랫바닥을 치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은 어찌나 이리도 감명 깊은지!

굴곡이 클수록 감동이 더한 법이었다.


주인공이 사랑과 신뢰의 힘으로(가장 흔하지만, 가장 강력한 테마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자기혐오와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은 정말로 좋았다. 자신의 모든 걸 긍정해주는 여자아이가 있다는 건,  정말로 멋진 일이다.


제목이 가리키는 제로 지점의 진정한 의미가 밝혀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좋은 장면에서 렘에게 굳이 다른 여자애를 좋아한다고 말해줄 필요가 있었는지 싶긴 했다. 렘이 좀 많이 불쌍했다. 그럼에도 끄덕도 않고 애정을 쏟아주는 렘. 역시 RMT. 


언니에게 열등감과 죄책감을 함께 가지고 있지만, 언니보다 가슴은 크다고 합니다.



RMT 인정합니다. 솔직히 중반까지는 좀 귀엽긴 하다만 왜 다들 푹 빠졌었나 싶었는데......허허.

더불어 엔딩에서 렘에게 장면 하나 안준 제작진에게 조금 섭섭함.



개인 평점  4.5 / 5.0



연출이 좋은 장면도 많은데, 개인적인 베스트는 이 장면. 코스믹호러적인 압도감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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