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1화에 대한 치명적인 스포일러 포함.-









'좀비로 가득찬 세계에서, 학교 생활을 계속한다.'


좀비로 인해 학교에 고립된 채로 자급자족하는 여자아이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


소녀 일상물틱한 아주 경쾌한 분위기와 좀비물의 무거운 분위기가 적절히 믹스 되어있어서, 일반적인 좀비물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런 점이 장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좋았던 점을 꼽자면, 10화 이후의 파국 전개가 상당히 쫄깃해서 흥미진진했다. 그 전까지의 그나마 밝으려고 했던 분위기와 대조되어서 더욱 위기성이 도드라졌던 것 같다. 특히 유키가 마음의 벽을 딛고 일어서는 전개는 매우 좋았다.



복선 회수도 괜찮은 편. "선생님, 정말 존재감 얇다니까"




그러나 분명히 컨셉은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다소 아쉬운 점도 많았다.



이하는 작품에 대한 불평들.


어느정도까지는 작품의 독특한 컨셉을 생각해서, 조금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부분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4화의 경우엔 매우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다함께 학교 밖으로 '소풍'을 나가는 에피소드인데......


유키가 밖으로 소풍가고 싶다고 말 한번 꺼냈다고 해서, 다들 '그럼 그럴까?' 하는 느낌으로 소풍을 가기로 한다.(난감해하는 묘사조차 없음! 유키가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뭔가 설명은 덧붙이지만, 목숨과 형량할 사안인가 그게?)

소풍을 위해 삽질녀가 목숨걸고 차가지고 오고, 그걸 타고 외출을 한다는 상황이 납득이 가질 않았다.


새로운 인물+개와 합류할 계기가 되는 에피소드이긴 한데......다른 소재를 사용하는게 타당했다고 생각한다.



4화로 인해서 그전까지 학교 안에서 꽁꽁 싸매고 버티던 생활의 의미가 완전히 퇴색되어 버린다고 해야하나.(물론 4화는 1~3화 이전의 스토리긴 하지만, 어쨌든 작품의 컨셉이 퇴색된다는 말.)


이렇게 간단한 마음가짐으로 외출할 거였으면 진작에 나가서 차로 한바퀴 둘러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존자의 쉘터같은거라도 있는지 없는지 찾아본다든지 말이다. 아니, 일반적인 생존 좀비물이었다면 한바퀴 수준이 아니라 매일 매일 탐색했을 듯 싶은데 말이다.


간단히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으로 인해서 작품의 가장 근간이 되는 설정인, '세상이 좀비 떼거지라 학교에 갇혀서 생활해야만 하는 상황' 이라는 컨셉을 아주 순식간에 무너뜨려 버렸다. 그것도 이야기의 중요한 전환점이나 이런 것도 아닌 상황에서 말이다.(나가는 이유가 '더 이상 갇혀있기 싫어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서' '물자공급을 위해' 등도 아니고 '소풍가고 싶어서' 라는 점에서 좀 어이가 없었다. '유키 말대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하더라도, 정말로 뭐든지 한단 말인가?)


그리고 전투력이 있는 사람이 삽질녀 하나 뿐인데, 전투요원 한명만 데리고 좀비 떼거지인 쇼핑몰에 들어가더니, 급기야는 쇼핑몰에서 삽질녀와 떨어져 행동하는 상황도 있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볼때 주인공들이 좀비들을 너무 만만하게 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유키야 망상 상황이라고 쳐도 말이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구해야한다는 생각은 하는 것이 신기했다.)


이런 세계에서 무기가 삽자루 하나 뿐이라니......




특히 6화를 보면 그들에게 소중했던 XX를 좀비때문에 잃었던 사건을 겪었다는 것이 나오는데, 그런 일을 겪고서도 위험 회피적인 마인드가 안되어 있다는 것이........

(학교 내에서의 위험 방위 수단이나 무기 같은 것도 마련이 거의 안되어있고....바리케이트도 허술함)


물론 밝은 분위기가 믹스된 작품이니만큼 진지한 생존물 느낌을 내야한다고까지 말하는 건 아니지만...... 자체 모순적인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이렇게 불평은 했지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무언가 의미 있는 생활을 계속한다.'는 주제의식은 꽤나 좋은 느낌이었다. 여러모로 즐길만한 작품이니 보아서 후회는 안할듯.



개인 평점 3.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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