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프라모델 오타쿠인 쿠라타는 어느 날 사고로 죽고만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이세계의 '에르네스티'로 환생하게 되는데. 전생의 기억을 가진 다시 태어난 세계에서 거대 인간형 병기 실루엣 나이트를 본 에르. 그는 실루엣 나이트를 조종하는 나이트러너가 되기로 결심하는데.



초반부 템포가 거의 축약본 느낌이 들 정도로 빠르다.
이유는 짐작할만 하다. 별 알맹이 없는 기초 설명이나 수련 파트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휙 제끼고 재밌는 부분부터 보여주겠다는 선택은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런데...초반부가 제멋대로인데다 대강대강인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예를 들어 절친 두명과 만나는 장면도 좀 웃겼다. 일면식도 없이 처음 본 아이들이 갑자기 주인공에게 요구한다.


'나도 마법 가르쳐줘!'

-> '어려울 텐데? 뭐 어쨌든 알았음'

-> 고급마법을 훅훅 전수해줌.


'너 귀엽다! 나도 마법 가르쳐줘,'


두명과의 어떠한 친분도 없는 상태에서 저런 요구가 수용된다면....그러면 길가다가 아무나가 갑자기 주인공 붙들고 마법가르쳐 달라고 졸라도 가르쳐 주는거 아님?

애들이니까 가능한 상황이라고 애써 납득해보려고 해도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고 나서 좀있으니까 또 웃기는 장면이 나왔다.

절친 두명의 배다른 누님이 와서 친절하게 인사하고 감.

-> 절친 두명이 고백함. '주인공아, 지금까지 말안해서 미안하지만...사실 우린 서자야.' 

->'알겠습니다. 방침은 격살입니까? 암살입니까? 친구가 곤란하다면 놔둘순 없죠'

-> '고마워! 주인공아!'


귀엽다고 머리도 쓰다듬고 간 누님인데...



배다른 누님이 두사람을 구박하고 간 것도 아니고 아주 친절하게 인사하고 갔는데.... 저게 무슨 개소리들이지? 주인공의 튀는 성격을 강조해보려고 무리수 대사를 던진거 아닌가 싶다. 순식간에 아주 개씹새끼들이 되었다. 그래놓고서는 또 좀 있다가 마수가 습격해오자 배다른 누님의 안전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참나 정신이 오락가락 하나?



격살이니 암살이니 하는 소리가 누님을 대상으로 한게 아니라는 반박이 나올까봐 덧붙이지만, 저 상황에서 암살한다는 소리가 나온다면 보통 '서자로서의 낮은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계승순위가 더 위에 있는 인물을 암살한다' 정도의 의미로 이해되는게 보통 아닐까 하고 재반박 해본다.



그래도 저런 초반을 지나고 나면, 메카닉 개발과 전투가 주가 되는 편이라서 일단 나아진다. 열심히 새로운 메카를 구상, 개발하는 내용은 나름 볼만하다. 개발 속도가 꽤 빨라서 계속해서 새로운 병기가 나오는 것이 흥미로웠다.


주인공의 능력으로, 1년 전쟁 시기에서 역습의 샤아 시기 급으로 기술이 급발전해감.



그런데 메인이 되는 실루엣 나이트(대형 메카)보다 실루엣 기어(인간사이즈 갑주)가 더 좋아보이는 건 왜인지....주인공 버프때문인지 몰라도 실루엣 기어로 실루엣 나이트를 너무 손쉽게 무력화해버리더라ㅋㅋㅋ


와이어로 타고 올라가서 이렇게 메인카메라를 부숴버리면


아무로 선생이 아니고서야 답이 없는 법이다.


전투의 경우 메카닉이 멋있고 액션도 화려하기 때문에 보는 맛은 상당했다. 메카 종류가 다양하고 모델링에 공을 들인 느낌이라 훌륭했다. 인마 전차형 메카에 강력한 무기를 와장창 실은 것은 매우 멋있었다.



인마형 메카가 끄는 전차에 탑승해서 캐논을 펑펑! 간지난다.



그런데 엔딩송이 히로인의 마음을 컨셉으로 한 러브송인 것 치고는, 만날때마다 멋대로 껴안는 것 빼고 연애씬 묘사가 하나도 없다는 점은 히로인이 좀 불쌍해지는 부분이었다. 오히려 키드과 왕녀 커플 쪽이 주인공처럼 보일 지경 ㅋㅋ

주인공이 메카 개발에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의 출현비중이 삭제되어버린 히로인의 한풀이 곡. 꽤 들을만하다.



종합하자면 1화는 개짜증나지만, 참고 넘어가면 볼만했다고 할 수 있겠다.
스토리 라인이 너무 개발, 전투 일변도인 점은 호불호가 갈리겠다.


개인 평점 2.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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