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분기 애니메이션 -프린세스 프린서플- 리뷰
19세기 말, 거대한 벽으로 인해 동서로 분단된 알비온 왕국의 수도, 런던. 전통과 격식 있는 명문 퀸스 메이 페어 학교에 5명의 소녀들이 재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고생의 신분은 위장일 뿐, 그녀들의 진정한 정체는 변장, 첩보, 잠입, 자동차 추격 등 각각의 능력을 살려 그림자 세계를 날아 다니는 스파이 집단이다.
‘우리들은 누구?’
‘스파이. 거짓말하는 생명체다’
가공의 런던을 배경으로한 스팀펑크 스파이 느와르물.
좀처럼 볼수 없는 소재다 보니 일단 신선함이 흥미를 확 잡아당겨줬다.
뿌옇게 스모그가 낀 배경 작화가 작품의 맛을 한층 더 살려준다.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임에도 안전한 소재를 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품 생태계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귀여운 여자캐릭터들이 주인공들이지만 말이다.(이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캐릭터들이 저마다 매력적인 개성을 지녔다. 각자에게 배경스토리 에피소드도 할당되어 있다.
게다가 신선함 그 이상으로 작품의 퀄리티가 훌륭했다.
한화 한화가 에피소드로서 완결 짓고 있는데, 각각이 다 좋은 이야기들이라 매번 엔딩곡이 나올 쯤이면 마음이 넉넉한 심정이 되었다.
인물의 대사와 표현이 멋있는데, 그것이 인물의 성격을 확 살려주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은유와 상징을 잘 살리고 있었다.
좋았던 에피소드들을 몇개 소개해보겠다.
첫화의 경우 주인공 안제가 왠지 동료가 될 것 같던 연구자를 결국 처치하면서 부여된 임무를 비정하게 완수하지만, 처치 대상의 여동생을 위해 미리 보험을 가입해주는 부분에서 인간미가 확 살아나서 매력적이었다.
비정함과 인간미, 그녀의 가면까지도 묘사해주는 좋은 에피소드였다.
치세 에피소드에서 치세는 밀항을 해서까지 배신자를 처치하는 임무를 완수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족으로서의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슬픔을 느끼는 상반된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이 잘 살아났다.
어떠한 장치를 배치해서 감동을 돋구어야하는지 센스가 훌륭했다.
마지막 화는 다소 아쉬웠다. 반란군 소령을 프린세스가 설득하는 씬이 좀 그랬다
프린세스가 쉽게 알아듣기 힘든 개인 사정을 일방적으로 넋두리하듯 말하고, 거기에 소령이 감화되어서 "당신이야말로 우리의 여왕...." 하는 식으로 개심(?)하는 파트는 굳이 넣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어색하게 느껴졌다.
즈기요 아저씨? 언제봤다고 그렇게....
매화 보는 맛이 살아나는 좋은 작품이었다.
좋은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어준 제작진에게 감사.
개인 평점 4.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