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2018년 2분기 1쿨 작품-


괜찮은 작품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초반부에는 하차할까 조금 고민을 했다.


"마음은 무지개 빛으로!"


일본 사극에 심취한 외국인 전학생이라니.

개그용 조연으로 나올 법한 특징을 가진 히로인 테레사에 대해서 이런 히로인으로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가 이어지는 것은 조금 평온한 사진부 부활동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그냥 남녀 여럿 모여서 부활동이나 카페 잡담 등의 작은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 청춘형 일상물로 전개되다가, 무난하게 커플이 성립되는 그런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들었었다.


서브 커플의 이야기가 좀 재밌으려나 하는 정도.



그래서 그냥 그만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일단 좀더 보자 싶어 계속 감상을 이어갔다.


결론적으로, 계속 본 것은 잘 한 선택이었다.


평온하던 이야기의 흐름은 중반부부터 꽤 굴곡있게 변화한다.

테레사의 약혼자 샤를의 등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급속히 끌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흥미가 다시 확 잡아당겨졌다.


역시 연애물은 삼각관계가 나와야 하는 법.



특히 좋았던 부분은 타다가 테레사의 귀국 이후로 덤덤한 척 애쓰려 하는 묘사였다.

한달이 넘는 긴 호흡을 들여서, 타다가 어떻게 테레사를 잊으려 했는지, 어떻게 마음에 뚜껑을 닫으려고 했는지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괜스레 더 매정하게 말하는 타다가 안타까웠다.



이 시간을 통해 타다가 품어왔던 사랑을 숙성시키고 쿨했던 태도를 감정적으로 만드는 과정이 훌륭했다.

이런 숙성의 시간을 거쳐 다시 테레사와 만나게 되니, 서로간의 애틋한 마음이 한결 잘 살아났던 것 같다.




이야기적인 장치 배치도 좋았다.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주는 각자의 과거와, 거기서 도출된 미래에 대한 태도, 그리고 그것이 서로를 다시 잇는 인연으로 이어지는 장치가 좋았다.


후회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을 것.



이러한 끌림-고난-극복-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매끄럽게 이루어져 있어 연애물로서 훌륭한 구성을 가진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전형적인 클리셰 위주의 작품이기는 했지만, 돋보이는 묘사도 나름 있는 등 잘 만들어졌다.

게다가 오리지널 작품으로서 1쿨로 완벽하게 끝나기까지 하니 더할 나위 없었다.


훈훈해지는 해피엔딩



단점을 꼽자면, 해피엔딩을 부여하기 위해서 라이벌 격인 샤를을 너무 선인으로 설정하였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테레사의 행복을 위해서 약혼을 해소하고 보내준다는 샤를의 태도는 대인배적이기는 하지만 조금 사정이 너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약혼을 해소하는 건 해소하더라도 하다못해 앞에서 화라도 한번 내고 하는 것이 시원했을 것 같다.


캐릭터 작화가 훌륭하고 안정되어 있다.




개인평점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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