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빛의 애니, 웹소설

"[사랑해]를, 알고 싶어요."




아, 다행이다. 이 작품을 봐서.

지루하다는 혹평 때문에 자칫 안 보고 넘어갈뻔 했는데, 안 봤으면 참 후회할 뻔 했다.

작화만 좋다는 둥 하는 평을 듣기엔 너무나 아까운 작품이다.


아름다운 작화에 주목이 쏠린 부작용이었던 것 같다.



감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병기로서 살아온 바이올렛.

그녀가 점차 사람의 감정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감성적인 표현법으로 잘 그려진다.


일단 주인공 바이올렛의 캐릭터성 자체가 훌륭했다. 압도적인 작화로 매우 아름답게 그려지기도 했고.


초반부에는 거의 감정이 표정에 드러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단락적이고 딱딱한 사고방식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던 그녀였지만

대필가로서 일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면서 점차 달라져가는 모습이 스무스하게 그려진다.


이런 컨셉의 스토리 라인 자체는 무난할지 몰라도, 그걸 그려내는 표현법이 너무 좋았다.

작화빨에 더해서 연출력과 배경음악의 힘도 더해졌던 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여러가지 감정과 표정을 보여주는 그녀.




작품의 배경도 매력적이다. 대략 1차 세계대전 종료 이후의 유럽 정도의 느낌이 나는 것 같다.

뛰어난 배경 작화로 그려내니까 생동감이 더했던 것 같다.

배경이 그렇다보니 고전 외화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


배경만 봐도 배부르다.



템포가 그렇게 빠르게 나올수가 없는 작품이다 보니 좀 루즈한 느낌은 나지만,

그 루즈함을 촉촉한 감성 자극으로 적절히 메울 수 있었다.

대필가로서의 중반 에피소드 편들은 옴니버스 형식이라 몇몇 아쉬운 편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바이올렛이 서서히 인간성을 서서히 찾아가는 단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10화는 그저 갓갓.... 

'멀리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라는 소재를 너무나 감동적으로 잘 살린 에피소드였다.


마음을 건져내어 형태화 시킨다는 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한다.



다만 최후반부의 열차 액션 파트는 좀 별로였다. 적들은 총을 들고서 바보같이 근접전만 하질 않나, 배달부 청년은 갑자기 초인이 되서 폭탄을 발로 차서 날려버리질 않나..... 



그래서 조금 실망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마지막 엔딩은 매우 좋았다. 

어느정도 예상가는 흐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밀어닥쳐오는 감동을 피할 수 없었다. 


나도 같이 울고 말았다.




정말 아쉬웠던 부분은 오프닝, 엔딩곡이다. 

그나마 오프닝곡은 들을만은 했는데 엔딩곡은 정말....음색이 듣기 싫을 정도.

사전 공개됐던 아래의 PV 삽입곡(본편에서는 마지막에 한번만 나옴)은 정말 끝내줬는데 이걸 메인으로 하는게 나았을 것 같다. 무려 한국어버전까지 있는 곡인데...




기존의 내 취향과는 꽤 다른 방향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확 잡아당겨버린 작품이었다.


항복입니다. 만점을 바칩니다.



개인 점수 5.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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